#무역 #현대자동차 #코라오
상표가 붙어 있는 내구성 소비재는 해외 시장 개척시 독점판매점(Sole Distributor)를 선정합니다. 광고와 홍보, 판매후 관리(A/S) 등을 위해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 같은 아주 큰 나라가 아니면 나라마다 한 수입상을 독점판매점으로 선정합니다. 위의 아주 큰 나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여 성이나, 주별로 판매점을 선정하여 물품을 공급합니다.
제가 90년대 초반 (주)대우에서 당시 대우중공업이 생산한 건설장비를 동남아와 중동아시아에 수출할 때도 국가별로 독점판매점을 정하여 공급하였고 수입국의 판매점이 다른 회사의 같은 종류 제품을 다루지 않도록 하였지요. 이건 국가별 일부일처제입니다. 그럴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 TV 광고를 하는데 복수의 수입상이 있다면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하겠으며, 서로 경쟁하면서 가격인하하면 가격 정책을 세울 수도 없겠고, 사후 하자보수나 정비 관리를 하기도 매우 어렵겠지요.
코라오그룹은 라오스에서 현대와 기아 자동차의 독점판매점으로서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한 현대/기아 자동차 완제품을 수입하여 판매를 엄청 잘 하였으니 양자가 함께 성공하였습니다. 라오스에 가서 현대와 기아 자동차가 엄청나게 많이 도로를 달리는 걸 보면서 무척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지난 10 몇 년동안 코라오그룹만 현대 기아 자동차와 부품를 한국에서 수입하여 라오스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하였고 정비도 자기만 하였습니다. 중고차로 수입한 경우에는 코라오그룹의 정비망에서 정비가 거절되었고 현재도 그렇습니다. 그건 한국의 수입차업체들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차대번호(VIN)를 조회하여 자기가 공식적으로 판매한 차량이 아니면 직영 또는 공식 협약맺은 정비망에서는 정비를 해주지 않지요.
여기까지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먼저 코라오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생산한 디젤엔진과 중국 업체가 생산한 운전석과 샤시 등으로 트럭을 조립하여 Daehan상표로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1톤, 1.4톤, 2.5톤 등 다양한 트럭이 생산되고 있는데 자체 상표로 트럭을 조립생산하여 판매한다는 건 조금 의아하지요. 근데, 그 엔진이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생산하는 것이니 경영진이 동의한 듯 하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 작년부터인가 쌍용자동차가 생산한 픽업인 코란도 스포츠를 수입하여 Daehan 상표를 붙여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도 현대자동차 그룹이 픽업을 생산하지 않으니 이해할 수도 있었습니다. 라오스에서 승용차보다 더 잘 팔리는 차종이 태국 도요타가 생산하는 픽업 Hi Lux이거든요. 다섯 사람이 실내에 타고 짐칸에 화물을 싣는 픽업이 다목적으로 라오스에서 아주 선호되는 차종입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상황은 참으로 납득이 안 됩니다. 인구 700만의 라오스와 1억의 베트남의 비교 자체가 안 되지요. 작년 베트남 자동차시장에서 1위는 베트남 기업 THACO로 주로 현대 기아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여 시장점유율 41.5%를 차지합니다. 2위 토요타 21.6%, 3위 포드 10.7%에 비해 확고한 1위입니다. 이중 기아 프런티어(Frontier) 1.4톤과 1.9톤은 트럭시장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입니다. 올해 4월 베트남 방문시 영자신문에서 현대자동차 상용부문 사장이 베트남을 방문하였을 때 부총리가 환영만찬을 주최했다고 보도할 정도로 베트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중요도는 커지고 있고 상호 관심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 베트남에서 코라오그룹이 단독투자한 걸로 보이는 Daehan Motor Ltd.가 TERACO라는 상표로 현대 디젤엔진 D4BB와 D4BH를 탑재한 두 종류의 트럭을 올해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이건 현대자동차 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승인하였을까요? 또한 아래 기사로 보도되었듯이 한국의 여러 중소기업들이 하여 왔던 쌍용자동차의 모든 차종에 대한 수입판매를 Daehan Motor가 독점적으로 올해 시작하였습니다. 쌍용자동차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이는 베트남 판매점의 회사 이름과 주소, 전화 이름이 Daehan Motors로서 TERACO 트럭 홈페이지에서 똑같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저는 큰 혼란에 빠집니다. 일반적인 독점판매점 논리에서 완전히 어긋납니다. 라오스의 현대기아자동차 독점판매점인 코라오그룹의 자회사가 경쟁사인 쌍용자동차의 베트남 독점판매점을 한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차종/모델별 수출가, 부품가, 품질보증정책, 광고홍보 정책 등등 모두 대외비 상황인데, 현대자동차그룹은 어떻게 왜 십여년 협력해 왔던 코라오 그룹이 경쟁사인 쌍용자동차와 협력하는 걸 수용하였을까요? 혹시 최고 경영진이 아직 모르고 있지는 않을까요? 설마요??
자동차밥 20년 넘게 먹어 온 저로서는 이해가 완전 안 됩니다. 누구 아시는 분은 공개 또는 비공개로 가르침을 좀 주십시요.
https://ssangyongmotors.vn/en/contact-us Daehan Motors LTD.
Address: 9th Floor, CJ Building, 6 Le Thanh Ton, Ben Nghe Ward, District 1, HCMC
Telephone: (08)38295626 - (08) 38295827
http://daehan.vn/en/main.html
Ho Chi Minh Office
9th Floor, CJ Building, No.6 Le Thanh Ton Street, Ben Nghe ward, district 1, HCM City
(08) 38295626 - (08) 38295627
* 아래 기사에서 하나만 지적하지요. 현대자동차는 '코라오에 미얀마 딜러십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지만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미얀마에서 3개 업체(Hyundai Myanmar, General Arr Mahn Thit Co., Ltd.-Commercial Vehicle Only, International KLM Company Limited)가 보입니다. 코라오가 미얀마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독점판매점은 아니라는 거지요.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61574